방광암, 요로상피암 4기

2023. 12. 10. 22:36영적 성장 일기

 

이 글은 저희 아버지가 암을 판정받고부터의 신체적인 변화, 항암 투병, 정신적으로는 어떤 고통을 느끼시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저는 어떤 치료법이 좋다고 권유할 수도 없고, 희망고문하는 글을 적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치만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공유하고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적습니다. 간병을 하다보면 온갖 감정이 다 느껴지고, 질병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에 몸부림 치는 것을 보면 억장이 무너집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을 좋은 말로 포장하고 위로하고 싶지 않고, 그저 감정 그대로, 있는 그대로 제 안의 속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습니다. 


 

2023년 5월 4일 아버지는 방광암 4기 판정을 받으셨다.

워낙 체력이 좋고 한번도 건강 걱정을 한 적이 없으신 아버지는 올해 4월쯤 부터 소변 볼때 불편하다고 하시더니, 어느 순간 혈뇨가 나오기 시작했다. (혈뇨가 나오기 시작하면 무조건 대학병원을 바로 갔어야하는데...) 

심지어 피 검사에서도 암이 잡히지 않았다. 피검사에서도 괜찮으니까 의사들은 우선 한번 지켜보자는 식이었다. 아버지는 그 때 촉이 오셨던 것같다. 뭔가 심상치 않은것같은... 그래서 무조건 내시경을 해야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셨다. 결국, 맞았다. 방광 내시경을 하면서 안에 가득한 암세포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5월에 암4기 통보를 받고도 차분하셨다. 우선 항암을 시작하고 지켜보자는 식이었다. 병원은 아무래도 서울이 제일 나으니, 좀 지켜보다가 서울가서 항암하고 왔다갔다하면서 치료해야 될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다. 너무 차분하셔서 무섭기도 하고 존경심이 들었다. 

 

그렇게 몇 주뒤, 아버지는 소변을 볼 때마다 극심한 통증, 어떨 때는 혈뇨, 어떨 때는 소변이 안나오는 고통으로 몸부림을 치셨다. 결국은 지역 대학병원에 응급실을 약 5번정도 왔다갔다 하셨다. 카데터를 꼽고 소변을 인위적으로 빼고, 퇴원하고, 다시 응급실가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카데터를 써도 어느 순간부터 소변이 또 나오지 않아서 응급처치로 식염수를 넣고 주사로 빼고를 수십번 반복...

그 때 했던 응급실 처치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신장에 까지 물이 찬 상황이 되었다. 그 당시에 그 소식을 들으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지켜보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 

 

결국 급하게 서울로 올라가 치료를 받기로 결정한 후, 서울 올라가자마자 다시 혈뇨가 터져서 또 응급실을 가게 되었다. 글로도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응급실에서 아파하셨다. 결국은 혈뇨와 배뇨장애를 잡기 위한 색전술 수술을 진행하였다. (아무래도 병원은 서울로 가는 게 맞다고 느꼈던 게, 응급실에서도 수술도 차질 없이 착착 진행되었다.) 색전술 수술은 생각보다 꽤 많은 통증을 유발하고 마취제와 진정제, 수혈까지 하면서 수술과 입원을 견디셨다...

6월에 이런 모든 소식을 타지에서 전해 들은 자식의 입장에서는 그저 눈물밖에 안 났다. 잠을 못 잘 정도로 걱정이 되고 아팠다. 

 

결국 나는 과감한 결정을 하게된다...

직장을 휴직하고, 토론토에서의 생활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우선 한국을 방문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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